안녕하세요. 디지털 비즈니스에 대한 글을 쓰는 허씨입니다 :) 오랜만에 글을 씀과 동시에 2021년에는 첫 글이네요 !
오늘은 작년 여름부터 꾸준히 기획하고 운영해왔던 디지털 미디어 비즈니스 시작 및 운영 과정에 대해 나눠보려고 합니다. 제가 운영했던 베타 서비스는 사회초년생에게 다양한 경제 및 금융 상식을 큐레이션 해주는 뉴스레터 서비스이자 미디어인 "징베(ZINVE)"라는 서비스였습니다. 그럼, 아래와 같은 목차로 비즈니스 운영 회고를 한 번 해보도록 할게요 :)
목차
1. 기획 및 운영 배경
2. Go-To-Market
3. Product
4. Marketing
5. Operation
6. 결론
1. 기획 및 운영 배경
1) 급속도로 확산된 경제적 자유 욕구와 코로나 직후 하락한 주식 가격
작년 코로나가 창궐한 이후부터 시장에 황금비가 쏟아질 때, 일반인들 사이에 주식 붐이 생겼습니다. 동시에 클래스101이나 숨고, 탈잉 등 다양한 클래스 아웃소싱 플랫폼에서는 "XX원으로 부동산 부자되기", "N개 부업해서 억대 부자된 썰" 등 다소 자극적인 마케팅 포인트로 대중의 경제적 자유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던 상태이기도 했죠. 혹자는 2008년 금융 위기때에도 이런 현상이 있었다고는 했지만 제 사견으로는 2008년 대비 뉴미디어나 IT 서비스로 인해 금융/경제 지식이 대중에게 확산된 규모는 확연히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코로나 직후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고 가격이 회복되는 과정(특히 나스닥)에서, 20-30대 사회 초년생, 심지어 대학생과 고등학생들까지 경제지식 학습에 대한 니즈가 극단적으로 높아진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컨대 뉴스레터 서비스의 경우 뉴닉, 어피티가 시장에서 시사 내지 경제 관련 뉴미디어 주류 플레이어로 자리잡게 되었고 경제 SNS로는 SNEK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분야 모두 주 활성 사용자는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저 역시 고등학생 시절부터 대학생 시절까지 다양한 경제금융 관련 활동이나 스터디, 그리고 교육 봉사에 참여한 적이 있었고 비즈니스를 초기에 기획할 당시 "미디어"라는 산업에 큰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저의 역량과 현재 연령대, 그리고 관심있는 시장의 교집합을 찾아 "금융경제 상식을 전달하는 뉴미디어 서비스"를 한번 기획해보자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2) 노코드(No-Code) 프로덕트의 급격한 대두
디지털 프로덕트를 기획 및 개발하고 웹 또는 앱 서비스를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수년 전부터 해왔고, 이에 따라 제품 기획 및 개발, 디지털 마케팅 모두 얕게나마 각기 다른 회사에서 경험해봤지만 실제로 제로 베이스에서 저 스스로 제품을 기획하고 유저와 맞닥뜨리는 일 사이에는 꽤 높은 장벽이 존재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마주친 아티클이 하나 있었는데요. 직장인들의 SNS인 블라인드의 신사업 런칭 과정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블라인드 채용 신사업팀 노코드 사업 검증 회고 아티클
노코드로 사업 검증하기
개발자 없이 매출 나는 제품 만들기 | 저는 스타트업 사업 개발자입니다. 저는 스타트업에서 사업 개발 업무를 6년째 하고 있습니다. 사업 개발 직무라 함은 간단히 말하면 Product Market Fit (이하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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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Full-phase로 비즈니스 운영에 대한 인사이트가 있다고 해도, 혼자서 모든 일을 감당하기에는 확실히 어려움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품의 와꾸를 최소한으로 갖춰줄 수 있는 PM이나 디자이너, 개발자가 꼭 필요할가? 등등 온갖 고민들이 초기에 많이 들었는데요. 위 글을 읽어보면 "전혀 그럴 필요없이 일단 해보자"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개발자가 아니면 IT 비즈니스를 못할까?
IT 비즈니스를 기획하면서 일명 비개발자들이 겪는 문제가 "개발을 못해서..."라는 일종의 자학과도 같은 말을 많이 하는데요. 결론만 말씀드리면 적어도 초기 마켓 검증과 고객 정의 목적으로는 현재 기술 발전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개발을 전혀 하지 못해도 대세에 지장이 전혀 없다는게 제 결론이었습니다. 오히려 고객 정의와 끊임없는 제품 개선 실험이 훨씬 중요합니다. 심지어 위 블라인드 사례에서 수천만원 단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더욱 확신하게 되었죠. (물론 다양한 디지털 제품을 겪어보고, 대시보드를 만져본 사람이 훨씬 수월하긴 하겠죠..?)
제가 사용했던 노코드 툴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Notion : 소규모 조직에서는 최고의 문서작성 및 협업 툴입니다. 최근에 DNS 권한 만료 문제로 엄청 시끄럽긴 했는데, 뭐... 알아서 잘 처리하겠죠 ㅎㅎ
2) SWIT : Slack(메시징), Trello(일감 관리)가 합쳐진 신상 협업 툴입니다. 개인적으로 스윗의 초창기부터 비공식 앰배서더같이 홍보하고 다녔는데 이제야 All-in-One 협업툴로 인지가 잘되고 있는 듯 합니다. 서로 다른 협업 툴간의 화면 전환비용을 줄이고 하나의 툴에서 메시징, 칸반, 스케쥴링이 전부 다 되기 때문에 협업툴 입문자들이 사용하기에는 충분히 좋은 툴이라고 생각합니다.
3) Zapier : 온갖 SaaS의 로직을 엮어서 수동으로 처리하던 많은 일들을 자동화시킬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주로 일을 하는 사람이고 노코드 베이스에서 깔끔하게 일하고 싶다면 무조건 사기를 추천.
4) Mailchimp : 메일링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Stibee를 쓸지, Mailchimp를 쓸지 고민이었는데 Zapier와 연동이 되는 CRM 서비스는 메일침프가 유일했기 때문에 큰 고민없이 Mailchimp를 선택했습니다. CRM 과정에서 User Journey에 따라 메시지를 다르게 보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고요. 최근에는 maily?라는 서비스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5) Typeform : 리드를 받기에 Typeform만큼 UI/UX가 깔끔한 제품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케팅에서는 UI/UX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에 최대한 유저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리드 확보 툴을 찾아보았고 Typeform의 매끄러운 화면 전환이나 색감에 끌려서 Typeform을 선택했습니다. Zapier랑 연동되는 것은 당연하고요. (구글 폼이나 네이버 폼은 제가 그닥 안 좋아해서...)
+ 참고로, Airtable이나 AWS처럼 데이터베이스와 서버처럼 엔지니어링 인프라를 필요로 했던 경험이 아니었기 때문에 위 툴로도 뉴스레터 서비스를 운영하기엔 충분하다 못해 넘쳤습니다. (모집단이 작고 다양한 실험을 구조화하고 실행하지 않아서 그런 탓이 크지만요 ㅎㅎ) 그리고 지나가는 말이지만 뉴스레터는 꾸준함이 정말 생명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귀찮고 콘텐츠짜기 힘들고 반응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존버하는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Go-To-Market
1) 경쟁 서비스 조사 및 벤치마크
뉴닉, 어피티
뉴닉, 어피티, 스넥 이 3가지 프로덕트는 이미 자신만의 영역을 확고하게 구축하고 PMF를 잘 만들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특히 뉴닉은 Forbes 30 Under 30에 선정될 정도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많이 가져가고 있었고, 어피티 역시 "머니레터"와 유튜브를 통해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습니다. 신사임당, 삼프로 TV, 슈카 등 주요 경제 인플루언서들이 30-40대를 타겟한다면 이들은 명확히 20대 중반~30대 초반 정도의 연령대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SNEK
사실 SNEK은 제가 가장 좋아했던 경제 SNS였습니다. 서비스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대표님께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고, 20-30대를 위한 경제 미디어로 확실히 자리잡고 있는 점을 감안해서 SNEK에서 주로 인기가 되는 콘텐츠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하나 인상깊었던 것은 "경제초보를 위한 경제 공부법"이라는 콘텐츠가 있었는데 역대급 조회수와 Pick이 기록되면서 내가 시장을 잘못 본게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도 들면서 SNEK을 일종의 가설 검증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징베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키고 퍼스널 브랜딩 측면에서 도움이 될까 싶어서 스넥에 경제 관련 콘텐츠를 기고하기 시작했었습니다. 현재는 320명 정도의 팔로워를 기록하고 있더군요.
3. Product
저는 미디어 비즈니스를 기획했기 때문에 사실 Product = Content라고 봐도 무방했습니다. 독자 입장에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독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더군요.. 저는 사실 처음에 이 부분에서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1) 초반 서비스 타겟 유저 : 고등학생 ~ 20대 중반
초반에는 서비스의 명칭처럼 징베(Z-INVE), 즉 Z세대를 위한 투자정보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해서 콘텐츠 마케팅을 돌려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Contents Hacking 마인셋으로 최대한 다작을 해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주요 SNS를 활용해서 게시물을 올려보았는데요. 제가 잘 가고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하나의 이벤트가 있었는데, 고등학생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터뷰한 콘텐츠를 "징터뷰"라는 브랜딩으로 카드 뉴스 형태로 뿌렸을 때 반응이 좋았던 것이었습니다. 제가 올렸던 콘텐츠 중에서 최대 도달수인 1만 도달수를 기록하기도 했고요.
이러한 추세를 발판삼아 제가 처음에 정의했던 Z세대에게 좀 더 딥하게 접근해보자는 생각으로 당시 Z세대의 놀이터이자 코어 매체였던 틱톡에도 콘텐츠 마케팅을 몇번 해봤는데요. 매체의 특성이 달라서일수도 있지만 전혀 반응이 없는 것을 보고 뭔가 고객정의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고객 정의를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던 경험은 국내 주요 뉴미디어사 대표님께 난관에 봉착한 지점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자 찾아뵈었을 때였는데요. 역시 오래 미디어 비즈니스를 운영하셔서 그런지, 제가 겪는 문제를 명확히 인지하고 계셨고 콘텐츠가 타겟하고 있는 주요 고객이 누구인지 매우 엄밀하게 정의하는게 참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후 "나는 누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가, 논리적으로 이들이 이 콘텐츠에 반응하는게 맞나?"하는 고민을 깊이 하게 되었습니다.
2) 타겟 고객에 대한 정의 변경
이러한 과정 이후 주요 고객에 대한 정의를 "자본 이득을 통한 경제적 자유 욕구가 있지만 / 경제 지식은 부족한 / 20-30대 사회 초년생" 정도로 고객 정의를 변경했습니다. (이 연령대에서의 연봉 데이터가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했을때 제가 타겟하는 고객은 대부분 평균~평균 이하 구간에 속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때부터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을 타겟으로 한 콘텐츠는 전혀 만들지 않았습니다.
4. Marketing
마케팅 Funnel 설계
1) 페이스북 페이지
2) 노션 랜딩 페이지
3) 타입폼 리드
4) 메일침프에 리드 데이터 자동 Import 및 웰컴 메일 발송
뉴스레터 서비스의 경우 최~대한 추상화된 funnel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최대한 UX 측면에서 페이지와 페이지간 병목되는 지점을 줄이고 매끄럽게 랜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기획을 했었는데요. 우선 페이스북 페이지와 노션 랜딩 페이지를 연결하는 지점 외에는 최대한 Seamless하게 구독 과정을 추상화시켜버렸습니다.
징베 서비스를 소개하는 노션 랜딩 페이지를 구독 퍼널의 최전선에 배치했고, 이 랜딩 페이지 안에서 네비게이션을 최대한 하지 않도록 타입폼 링크를 최대한 눈에 띄게 배치했었습니다. 그리고 타입폼에서 신규 리드가 창출되면 자동으로 웰컴 메일을 보내는 등 노션에서 처음 타입폼을 접하고 메일침프에서 웰컴메일을 받기까지 1분이 걸리지 않게끔 마케팅 전략을 기획했던 것 같습니다.
메일 오픈율
전체 모집단 대비 10%의 코어 유저들을 확보했고 전체 유저의 메일 오픈율은 약 20프로 정도로 유지가 되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메일 오픈율 자체를 리텐션 데이터로 보는건 데이터 집계 구조상 다소 비약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메일링 서비스의 주요 KPI라는 측면에서 고무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5. Operation
저는 Zapier를 Typeform => Zapier => Mailchimp & SWIT & Google Spreadsheet로 이어지는 자동화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던 것이 과업의 효율성을 매우 높였습니다.
만약 이 프로덕트에서 Zapier가 없었다면 타입폼에서 얻은 고객 리드 csv 파일을 로컬에 export하고, 이를 Mailchimp에 다시 import해서 수동으로 웰컴 메일을 보내줘야 했습니다. 이런게 자꾸 반복되다보니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쓰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웰컴 메일은 무조건 자동으로 관리되게끔 초기부터 셋팅을 하는게 모든 뉴스레터 서비스의 기본이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Zapier를 결제해버렸죠.
뿐만 아니라, Zapier가 없다면 태스크 관리에도 은근히 신경쓸게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Zapier 덕분에 신규 리드가 들어올때마다 "이 사람이 신규 리드로 들어왔고 웰컴 메일을 보내줘야한다"라는 티켓을 자동으로 만들어주어 SWIT의 칸반 보드에 자동으로 덤프될 수 있게끔 했습니다.
이런식으로, 클라우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적극 추천을 할 정도로 Zapier를 잘쓰시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에 아주 좋습니다. Zapier를 사용하면 앱 3-4개를 1분만에 엮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되면 사람이 4-5번 해야 할 일을 RPA 기계가 사전 셋팅 1번이면 다 해주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이 곧바로 증가합니다. Fail Fast Learn Fast with Micro Task가 최우선 전략인 초기 사업자 입장에서는 업무 효율성은 매우 큰 가치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6. 결론
향후 어린 학생들이나 사회초년생을 위한 경제신문같은 잡지 내지 웹진을 만들거나 투자교육 목적의 LMS를 만들 예정입니다 ㅎㅎ 이 시장에 경제 및 경영 지식에 대한 학습 욕구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는데요. 시장은 여러 방면으로 검증했으니, 작은 스터디 그룹을 파일럿으로 운영하다가, Thinkific이라는 LMS 제품을 활용해서 온라인에서 운영되는 경제 지식 학원(가명 "징베 스쿨")을 운영할 생각입니다 ㅎㅎ 커리큘럼 빌드 중인데 쉽지 않네요 !
아무튼 여기까지가 저의 삽질 과정이었고요 급하게 쓰다보니 글이 더 많은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ㅎㅎ 노코드 구축 및 운영 관련 인사이트 내지 컨설팅이 필요하신 분들은 편하게 제 개인 메일(hersheythings@gmail.com)로 연락주세요! 그동안 겪었던 시행착오나 인사이트를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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