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디지털 비즈니스와 투자에 대한 글을 쓰는 허씨입니다.
오늘은 미디어 분야 투자를 진행하면서 제가 가졌던 합리적 의심들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오늘 문서에서 등장하게 될 회사들은 아래와 같아요. 전부 디지털 미디어 비즈니스 관련 회사들입니다.
- Facebook : 글로벌 리딩 SNS &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개발 회사
- Apple : 글로벌 리딩 모바일 디바이스 & 모바일 OS (iOS) 제조 회사
- Criteo : AI 기반 애드 네트워크 & 리타겟팅 솔루션
와우! 나열하고 보니 완전히 디지털 광고 이해관계자 총집합이네요. Facebook과 Criteo는 애드 네트워크 및 리타겟팅 엔진 관련해서는 완벽한 경쟁사이기도 합니다. 좌우지간, 주된 내용은 디지털 광고 산업이 너무나도 Fancy하긴 하지만, 돈을 넣는 것이 왜 가끔씩 조심스러운지 그 이유를 풀어낸 사견입니다.
자, 그럼 이제 시작합니다 !
iOS 14 업데이트에 따른 광고 ID 식별 금지, 그리고 프라이버시
애플은 매년 자사 제품(아이폰, 맥, OS 등)에 생기는 변화를 공지하기 위해 연례 개발자 행사(WWDC)를 개최하는데요. 올해 역시 2020 WWDC가 개최되었고, 여기에서 iOS 14 업데이트에 대한 내용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업데이트는 곧바로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산업을 충격에 빠뜨렸죠. 바로 아래와 같은 내용입니다.
"이제부터 온갖 MMP와 애드 네트워크는 유저의 광고 식별자(ADID) 데이터를 유저 동의없이 가져가지 못합니다. 유저의 Touchpoint 데이터(클릭, 노출)만 제한적으로 드릴게요. (디지털 마케팅 어트리뷰션 목적)"
이게 무슨 말이냐면, 이제 유저의 식별 데이터를 가지고서 집행되는 디지털 마케팅, 그리고 개인화 광고 추천 프로세스가 상당히 제한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오늘날 모든 디지털 광고 솔루션들은 특정 유저를 식별할 때, 이 광고 식별자(ADID)를 가지고 식별을 해왔거든요.
개인화 광고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해서 이걸 최대한 많은 광고주에게 판매하는게 디지털 마케팅 회사들의 핵심 BM인데, 이게 제한된다고 하니 안좋은 예감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겠죠? 디지털 환경에서 유저를 식별하고 유저들에 대해 개인화된 광고를 서빙하는 절차에 대해서는 아래 Criteo의 자료를 통해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Explained: Data in the Criteo Engine | Criteo
Criteo adheres to regulations around the world to ensure that the privacy of shoppers is protected at all times. We are able to assign randomly generated IDs to each shopper across devices and offline, using technologies that rely only on pseudonymous user
www.criteo.com
<위 문서를 읽기 귀찮으신 분들은 여기를 보시거나 넘어가세요 !>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특정 기간 내에 유저의 식별 데이터, 행동 데이터를 AI 엔진에 모으고(collect) 취합(aggregate)해서, 사용자가 전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최적의 결과값(ex. 특정 상품에 대한 광고 등)을 사용자에게 추천하는 것"입니다. 이 절차는 모든 AI 추천 알고리즘의 프로세스를 추상화한 문장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때 제대로 된 회사라면 대부분 회사 내외부에서 절대 알 수 없게끔 암호화(encrypt)해서 DB에 보관합니다.
Facebook에 대한 매출 영향 : 50% 가량 감소 예상 !
iOS 14 업데이트는 디지털 광고 업계 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 중 대표적으로 매출에 대한 영향을 공개한 Facebook의 경우를 살펴볼까요?
Facebook Audience Network(이하 FAN)은 Facebook이 개발 및 공급하고 있는 애드 네트워크 서비스인데요. 애드 네트워크란 다양한 광고주의 광고 콘텐츠를 받아서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수많은 광고 인벤토리에 뿌려주는 일종의 디지털 광고 에이전시입니다. 그리고 이 애드 네트워크의 최고 장점은 머신러닝 기술을 가지고 수많은 유저 데이터를 모아서, 다음 광고 캠페인에서 어떤 고객에게 광고를 뿌려줄지 최적화해준다는 것입니다.
이 결과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전 종가 대비 8% 가량 상승한 가격에 장이 마감했다고 하니 해당 발표가 미친 영향은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갑자기 왜람되지만, 역시 주식은 Attribution 분석이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주식 가격에 크리티컬한 요소라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상승해버리다니요.. 또 어떤 요소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매출 관련 기사는 아래에 첨부합니다 : )
Facebook warns Apple's iOS 14 could shave more than 50% from Audience Network revenue
Facebook had previously warned that iOS 14 could impact its advertising business, but the company's blog post on Wednesday outlined just how specific that impact could be. The Facebook Audience Network allows mobile software developers to provide in-app ad
www.cnbc.com
그렇다면 iOS 14의 출시 예정일은?
Apple 관련 매체 Macrumors에 의하면, iOS 14은 2020년 가을에 출시된다고 합니다. 이제 최신 버전으로 OS 업그레이드를 한 아이폰 유저라면, 특정 앱이 광고 식별자를 요청할때 "광고 추적을 허용하시겠습니까?"라는 알림 팝업을 보게 됩니다. 아래와 같은 UI로 말이죠.
심지어, 앱 스토어 안에서는 "Data Used to Track You", 그리고 "Data Linked to You"라는 다양한 유저 데이터를 명시해줌으로써 당신이 이 앱에 의해 추적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드러내주죠. 유저와 디지털 디바이스 간에 존재하던 정보비대칭이 약간은 해소되는 순간입니다. 그러나 디지털 광고 업계에는 큰 충격이 된 셈이죠.
COVID-19와 디지털 마케팅 관련 설문조사 데이터
그래도 산업 전반적인 상황 자체는 디지털 광고에 우호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COVID-19 때문이죠.
왼쪽 차트는 인하우스 마케터와 에이전시를 대상으로, 2020년 하반기에 주로 마케팅 활용할 매체가 무엇인지 조사한 내역입니다. SNS의 경우 역시나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고, 디스플레이 광고(DA), 검색 광고(SA), 그리고 비디오 광고(VA) 등 3가지 주요 광고 상품들이 그 다음을 차지하고 있는데 VA의 경우 주로 SNS에 포함되는 영역이기 때문에 SNS에 많이 의존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다같이 틱톡에 빠집시다 !)
오른쪽 차트의 경우에는 COVID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인데요. 1년 이내라고 하지만, 저는 길게 2년은 보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보면 도저히 1년만으로는 이 질병이 해결될 것 같지 않거든요..
투자자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올해 가을부터 유저들을 식별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제한되고, 다양한 애드 네트워크의 활용성이 낮아지기 시작한다면 최소한 Q3 결산치가 공개되기 전에 관련주에 대한 헤징을 하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Q3부터 iOS 업데이트가 반영된 디바이스가 활성화된다면, Q3 결산 시점에는 COVID-19의 디지털 광고 감소 여파와 더불어 애드 네트워크 매출까지 악화된 결과가 찾아오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해외 주식 투자자들은 특히나 똑똑하고, 시장은 이런 정보를 미리 반영하는 경향이 큽니다. 아래는 iOS 14에 대한 정보를 애플 전문 매체에서 잘 정리해준 자료와 애플의 공식 자료입니다.
iOS 14: Everything We Know - Release Date, Features, More
Safari is faster than ever, and Apple says that it delivers 2x faster JavaScript performance than Chrome on Android. There's now a built-in translation feature that can be used to translate websites to English, Spanish, Chinese, French, German, Russian, or
www.macrumors.com
User Privacy and Data Use - App Store - Apple Developer
The App Store is designed to be a safe and trusted place for users to discover apps created by talented developers around the world.
developer.apple.com
TMT Insights : 세계는 빠르게 바뀐다 ! 이종 산업에도 투자하자.
제가 SW, 미디어 산업에 투자를 시작하고나서 느낀 점은 이 산업과 완전히 다른 속성을 갖는 산업에도 포트폴리오를 일정 부분 할당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앞서 본 것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산업의 상황을 보다보면 헤징을 어느 정도 하지 않고서는 자산을 안정적으로 불릴 수가 없다는 생각이 자주 들더라고요. 저는 제 직감을 많이 믿는 편인데요. SW, 게임, 미디어 주식에서 10% 이상 수익률이 넘어가면 "뭔가 일이 터지 않을까"는 동물적 예감이 자주 듭니다. 특히 주가에 일반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되는 이벤트(IR, 기자회견 등)들이 있을 때는 더욱이요..
특히 제가 주로 투자하는 디지털 광고 산업, 그리고 SaaS 산업은 B2B 솔루션이 아닌 이상 매우 FMCG적 속성이 많은 산업입니다. 예를 들어, 당장 Facebook만 해도 청문회에 종종 불려가는 CEO Risk라던가 Cambridge Analytica 등 개인정보 이슈에서 전혀 자유롭질 못합니다. 제가 Facebook에 돈을 넣을 때마다 매우 조심해지는 이유이기도 하죠.
어디에 다각화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TMT 산업은 인프라/건설 산업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컨대, 당장 코로나만 하더라도 Untact Business를 강화시킬 수 있는 회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고 매출이 늘죠? 이와 반대로, 포스코는 한번도 적자낸 적이 없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냈습니다. 다만, 앞서 말했던 것처럼 FMCG적 속성을 갖는 회사이기 때문에 헤징을 할 필요는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대한 부분은 개별 투자자가 어느 정도의 자산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다를거에요. 많은 비중은 아니더라도, SW와 미디어 분야에 투자하는 분들은 꼭 인프라 섹터 등 반대로 움직이는 섹터에도 자산을 최소한의 비율로라도 배분하는게 어떨까요? (한 놈 잃으면 한 놈은 벌어야하기에...ㅎ)
인프라/부동산 섹터의 경우에는 전세계 최고 인프라 전문 기관투자자인 Macquarie Infrastructure & Real Assets(MIRA, 이하 맥쿼리)의 움직임을 보면 됩니다. 아래 맵을 보면, 맥쿼리가 투자 및 운용하는 부동산 관련 투자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는데요. 한국에 엄청나게 많은 포트폴리오가 있는게 보이시나요?ㅎㅎㅎ 한국은 맥쿼리랑 친한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멀리 가지 마시고 한국에서 찾아보세요. (SC PE도 인프라 buyout을 많이 하니, 상장사 관련 트랙 레코드를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Appendix
1. 디지털 마케팅 산업이 성숙하는 단계 by BCG
The Dividends of Digital Marketing Maturity
Advertisers that raise their digital game report cost savings of up to 30% and revenue increases of as much as 20%.
www.bcg.com
디지털 광고 산업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현재는 어떤 단계에 있는지 매우 잘 정리해준 아티클입니다. 미디어 분야 투자자라면 이런 아티클을 최대한 많이 읽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2. IT Operation 관련 시장 데이터
'Finance > Global Macro'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로벌 자산 배분] 불릴레오 미국기술주대첩 포트폴리오 구성 분석 (0) | 2020.09.18 |
---|---|
[TMT Investment & SaaS ] Slack의 성장성은 어떨까? (0) | 2020.08.30 |